이 디바이스 뭔 줄 아세요?”
이순호 달리웍스 대표가 작은 탁상 시계 같이 생긴 물건을 가리키며 물었다.
“스피커처럼 생겼죠? 사실 이것은 실내 공기의 질을 측정하는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들이 커넥션이 되어서 데이터들이 계속 쌓이는 거죠. 그 데이터로 사무실의 공기 상태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 볼 수 있죠. 이게 바로 커넥티드 디바이스입니다. 이런 것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세상을 바꿉니다.”
이순호 달리웍스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커넥티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결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달리웍스 이순호 대표
달리웍스는 IoT 플랫폼 기업이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 플랫폼은 고객들이 쉽고 빠르게 IoT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화를 돕는다.
지난 7월 19일, 달리웍스의 이순호 대표를 만났다. ARM, 퀄컴 등 해외 거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달리웍스는 해외 활동을 왕성히 한다. 한 달의 반 이상을 해외에 있다는 이순호 대표를 운좋게 만날 수 있었다. 이순호 대표로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현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IoT 플랫폼의 역할, 플랫폼으로서 달리웍스의 사업 전략 등을 들었다.
일문일답으로 정리한다.
Q. 달리웍스가 IoT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서포트 해준다고 알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오래 전부터 로봇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러다 보니 일본은 자연스럽게 자동화에 관심을 많다. 그러나 나는 공장에 로봇들이 투입되어서 단순 작업을 한다고 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내가 보는 관점은 커넥션이다. 커넥션을 포함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본다.
달리웍스 이순호 대표
Q. 연결이 왜 중요한가.
A. 제품들이 스마트해지고 서로 간에 연결이 되면, 기존 경쟁의 법칙이 바뀐다. 이것은 내 생각만은 아니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마이클 포터(Michael E.Poter) 하버드 석좌교수가 한 말이다. IoT 관점에서 보면, 디바이스를 연결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다. 그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어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결국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시스템이 최적화 된다.
달리웍스는 분당 S대학교 병원 6층 내 Thing+ 기반 IoT 플랫폼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다. 스마트 병원 모니터링 및 제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처: 달리웍스>
Q. 예를 들면?
A. 달리웍스가 실제로 IoT를 구축했던 병원을 예로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병원은 환자가 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진 기반이었다. 그러나 IoT가 구축되면, 환자가 어디 있든 간에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또한 병원은 여러 장비나 환경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서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사실 안과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습도인데, 사물 간 연결이 이루어지면 습도를 일정하게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이것을 시스템화 해서 안정화 할 수 있다. 안전한 병원을 만드는 데 IoT가 크게 일조하는 것이다.
Q. 현재 국내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많이 진행된 상황인가?
A. 한국은 기술 수용이 빠른 편이다. 특히 IoT 서비스 도입은 한국이 빠르다. 이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기존 비즈니스 프레임을 바꾸려고 한다. KT나 SKT와 같은 통신사는 기존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사업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뭔가를 바꾸려고 한다. ‘그걸 위해서 뭘 하지?’ 하고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LCD, 휴대폰 그 다음 또 뭐가 있지?’ 늘 다음을 고민하는데, 제조 관점에서는 찾기 힘드니까, IoT, 빅데이터, AI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가전제품을 그냥 파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 해서 자신만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는 한국 기업들은 많은 시도를 한다. 물론 이것은 대기업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Thing+ 기반 스마트 팩토리 <출처: 달리웍스>
Q. 대기업에만 국한된다는 얘기는 중소·중견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인가? 국내 중소/중견 기업 현황은 어떠한가?
A. 스마트 팩토리를 기준으로 볼 때, 중소·중견 기업 상황이 많이 열악하다. 하청 업체나 작은 공장들은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 설비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대기업만 바뀐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서 리콜을 한다고 가정하자. 시스템화된 환경에서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시에 같은 라인에서 들어졌던 제품만 리콜 하면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외주나 하청업체에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 원인을 추적할 수 없다. 그래서 리콜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외주 업체의 생산라인까지도 커넥션 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Q. 이제 달리웍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IoT 플랫폼이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 것 같다. 씽플러스는 어떤 플랫폼인가?
A. 쉽게 말해, 씽플러스는 IoT 서비스를 잘 만들기 위한 밑에 단의 플랫폼이다. 우리가 제공하는 여러가지 API가 있는데, 그걸로 고객들은 IoT서비스를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다. 씽플러스의 적용영역은 가정부터 사무실, 농장, 공장 등 각종 산업 시설에 이른다.
스마트 팜에 경우, 농사를 잘 알고 그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들이 IoT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하드웨어 어떻게 해야하지?’, ‘데이터 비주얼라이징를 어떻게 해야하지?’, ‘제어를 어떻게 해야하지?’와 같은 고민을 한다면,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을 우리가 제공한다.
스마트 팩토리도 마찬가지다. 각자 다른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우리 플랫폼을 쓸 수 있다. 이에 대한 합리적인 비용을 받는 것이 달리웍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우리 역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고객이 쓰는 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모델이다.
Q. 그럼 커스터마이징은 고객이 직접 하고, 여기서는 플랫폼만 제공하는 것인가?
A. 그렇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고객들도 어떻게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몇 가지 레퍼런스 모델을 만든다. 혹은 일부 고객들이 와서 달리웍스와 서비스를 같이 만들자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애플리케이션을 같이 만든다. 고객의 매니지먼트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Q. 여기서도 ‘참여’가 중요한 것 같다.
A. 그렇다.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개발자들이 모이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자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개발자들을 서포트로 하는 엔지니어링 팀이 따로 있다. 우리 플랫폼에는 다양한 오픈 소스가 있어 개발자들이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개발자 중에는 대학생들도 많다.
현재 우리 플랫폼에 와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은 5천명 정도다. 그 중에서 1500명 해외에서 들어오고, 3천명이 국내 개발자다.
Q. 참여를 이끄는 방법이 있나?
A. 대학이나 공공 기관에는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대학생들은 재학시절에 씽플러스를 이용하다가 우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거나, 취직 후 파트너십을 제안하러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우리가 하는 업무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시회를 통한 홍보, 또 하나는 컨퍼런스 개최다. 컨퍼런스는 우리가 직접 열기도 하지만,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동호회와 같이 연관 단체와 함께 주최하는 경우도 있다.
Q. 달리웍스 경쟁 업체가 어디인가?
A. 국내에는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가 없다. 고객이 요구하면 프로젝트성으로 IoT 서비스를 구축해주거나 전력량 모니터링 등 한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있다. 그러나 우리와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 우리는 전 산업 분야에 플랫폼을 제공한다.
반면 우리와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한 곳은 해외에 몇 군데 있다. 씽웍스가 제일 대표적이다. 우리가 처음 창업했을 때, 해외 기업 중 10여개 정도가 경쟁사였다. 대부분 북미와 유럽 기업이다. 현재 달리웍스의 목표는 동남아와 한·중·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Q. 달리웍스는 많은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일일이 많은 기업들을 찾아야 하는 건가? 달리웍스만의 전략이 있나?
A. 해외 전시회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한다. 그러나 기존 다른 한국 기업들과는 조금 다른 전략을 취한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해외에서 인지도 있는 삼성과 현대 이 두 기업 기업은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외 다른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가령, 매년 MWC에 나가는데, 예전에는 한국 전시관에 들어가서 전시를 했다. 한번은 스페인에서 유명한 IoT 하드웨어 기업인 리벨리움(Libelium)과 부스를 만들어서 공동 전시를 했더니 다른 해외 기업들에게 더 많이 달리웍스를 알릴 수가 있었다. 혹은 로라(LoRA) 얼라이언스가 있다. 거기에는 하드웨어, 네트워크, 플랫폼을 서비스 하는 플레이어들이 모인다. 그들과 함께 전시하면, 홍보 효과가 더 크다. 유관 기업들과 함께 가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Q. ARM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던데.
A. 우리에게 ARM은 의미가 크다. ARM이 가지고 있는 엠베드나 에코가 우리에게 중요하다. 사실 IoT 디바이스가 보안에 굉장히 취약하다. ARM의 엠베드는 보안에 거의 완벽한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디바이스와 커넥티드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것은 뒷단이니까. ARM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RM이 구축하고 있는 생태계가 상당히 크다. ARM이 가지고 있는 개발자들이 약 20만명인데,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전략이다. 다시 말해, 전략은 하드웨어 파트너십을 붙여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
달리웍스의 파트너사들 <출처: 달리웍스>
이순호 대표는 인터뷰 내내 ‘참여’와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요약하자면, 달리웍스에게는 다양한 하드웨어 및 IoT 서비스 기업과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고객들(혹은 개발자)의 참여와 연결도 중요하다.
“IoT 비즈니스에는 네트워크, 플랫폼, 디바이스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을 전부 다 하는 기업은 없다. 각각 잘 하는 기업이 모여서 사업을 해야 한다”며 “결국엔 씽플러스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이를 키워가는 게 중요하다”고 이순호 대표는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달리웍스를 지금보다 더 많이 해외에 알릴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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